The Hyangji BOOK is a means fragrant paper.

Hyangji BOOK은 향기로운 종이라는 뜻입니다. It's The Quality BOOK

Recommended Article

마이클윈도우

페이지 정보

본문

가슴이 아려온다. 호주에서 본 달은 언제나 그랬다.

그렇게 뒤죽박죽이 되다가 다시 잠깐 평온해지지만, 평온해지면 예나 지금이나 이내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추석 전날, 나는 친구를 잃었다.

지난 5년간, 400여편의 내 글에 하루도 빠짐없이 댓글을 달아주던 사람. 평생 사귄 친구 같기도 하고, 5년 간 사귄 친구 같기도 한 그가,

살면서 나는 늘 궁금했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어떻게 생겼을까? 나보다 어릴까?

한량한 백수일까? 이상한 놈은 아닐까?

 

올해 초, 한국에서 그를 처음 만났을 때, 내 예상은 모두 빗나갔다. 그는 훤칠한 외모에 멋진 신사였고 바쁜 사업가였고,

나보다 더 건강하고 예의도 바른 친구였다. 그런데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주위 모두가 그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내가 보내는 한국 사이트의 글 중에는 그의 댓글이 없는 글이 없다. 나는 그 친구에게 번번한 댓글 한번 달지 못했는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본 적도 없는 나를 응원을 해주었다.

아마 내가 5년을 더 글을 쓴다해도 그는 그렇게 댓글을 달아줄 것이다. 그런데 이제부터 내 글엔  그의 댓글을 볼 수가 없어졌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글을 쓸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나는 그 친구의 댓글 때문에 글을 썼던 것 같다. 

그의 댓글이 없었더라면, 나는 글을 이어가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은 힘이고 용기였다. 그는 나의 영원한 팬이고 스승이었다.

 

그 친구 때문에 나는 등단을 하고 작가가 되고 유명해졌다. 그런데 그런 그가 추석 전날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사이버 분향소에 수천 명의 사람이 다녀가고 수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믿을 수가 없다. 누군가,내가 멀리 있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

 

착한 딸내미 자랑을 내게 많이 했었는데...

내게 뭐든 부탁할 것 있으면 부탁하라고 그랬는데...

이건 신의 잘못이다. 아니면 이 세상에 신이 없다는 증거다.

이 세상에 신이 있다면 절대 그럴 수가 없다.

법이 없어도 살 사람, 그렇게 착한 사람을....

 

'나는 이제부터 글을 안 쓸거야...'

어제 눈물을 펑펑 쏟으며, 책상을 모두 비웠다. 그러나 오늘, 어딘가에서 그가 꼭 볼 것 같아 다시 책상에 앉았다.

'아니야! 글을 써야 돼!'

'내가 글을 쓰면, 그가 댓글을 달 거야...틀림없이...'

'더 멋진 글을 써야 하는데...글도 안 보이고 생각도 안 나네...'

'나 부탁할 거 생겼는데...아주 많이...'훌쩍 훌쩍...

모든 만남은 헤어짐을 향해 가고 있다. 나는 헤어지는 것이 두려워, 만나는 것이 두렵다.

 

쟁반 같은 보름달이 가지 않고 내 주위를 맴돈다. 영원히 함께 가자며, 소주를 벌컥 비우고 환하게 웃음 짓는 하얀 얼굴, 그가 왔나보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