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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농촌개발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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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시범포에 심은 무와 겉절이용 배추를 수확했다.

무는 처음에는 잘 자랐으나 진딧물 피해를 입은 데다 며칠 전에 내린 큰비에 잠겨서 잎이 시들어 있었다.

일부 뿌리는 벌써 물러서 못쓰게 되어 버렸다. 겉절이 배추는 모두 버려야 될 것 같았다.

배추벌레가 잎을 반쯤 갉아먹어 입이 너덜너덜 한데 며칠 전 내린 비로 온통 모래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결국 무, 배추로 인해 채소시범포 모양새가 엉망이 되어 버린 셈이었다.

 

오이도 이제 멀리서 보면 약간 누런 빛깔로 변해 있다.

세 차례 수확을 한 뒤이기는 하지만 오이도 침수 피해를 본 모양이었다. 오늘 네 번째 수확을 했다. 벌레 먹은 오이가 많다

. 이곳 사람들은 굵고 늙은 오이를 좋아한다. 한국에서는 곧고 적당한 크기의 오이를 좋아하는데 비해

 이곳 사람들은 무조건 큰 것을 선호한다. 오이를 수확해서 선별을 했다. 한국교민에게 팔 오이는 여린 오이여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곳 사람들과 우리 한국 교민이 선호하는 오이 크기가 서로 다르다는 것.

이곳 사람들은 여린 오이는 하품으로 취급한다. 선별을 마쳤으나 골라 놓은 굵은 오이의 판매 방안이 묘연하다.

오늘 오기로 했던 중간상인 아줌마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는 수 없이 또 내가 나서야 했다.

아카시아 식당 K 사장에게 전화를 했다. 다행히 오이를 싣고 오라고 했다. 그러나 굵은 오이는 팔 길이 없다.

내 카운터파트는 현지 시장에 일단 가보자고 한다. 그래서 100개씩 든 오이 자루 두 개를 싣고 킨샤사로 향했다.

 

시장에서 확인한 오이 가격. 채소를 팔고 있는 아줌마를 불러 가격을 물었더니 6개에 200프랑을 주겠단다.

속으로 화가 났다. 버렸으면 버렸지 그 가격으로 팔지 않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중간상인의 횡포를 익히 알고 있는 터라

그리 놀랄 일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운반비 때문에 그는지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가격이 너무 낮다.

다시 킨샤사에서 가장 크다고 하는 농산물 시장인 지기다(Zigida)’ 시장으로 향했다. 좌판에 놓인 오이 가격을 물었다.

굵기는 했지만 3개를 놓고 1천 프랑이란다. ! 비싸다.

조금 전 그 장사 아줌마가 불렀던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도매와 소매가격차이는 5배 이상이 되는 셈이다.

제대로 팔 수 있는 경로만 있다면 수지가 맞는 농사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 나라는 아직 채소 판매망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못한 상태다.

 

츄엔게 현장에서 팔 수 있는 채소류는 고구마 줄기, 비름, , 응가이응가이, 곰보 등 재래종 채소 품목에 한정되고 있다.

이러한 채소는 종자를 구하기가 쉬울 뿐만 아니라 거친 영농환경에서도 쉽게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이다.

새로 도입하는 채소의 유통망은 새로이 개척해야 한다

. 킨샤사를 지척에 두고도 불편한 도로 사정으로 해서 채소 유통은 아직도 전통적인 형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채소 품종을 도입하여 양질의 채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유통망을 동시에 확보해 나가야 한다.

고정된 판매망 없이는 수확 후 금방 신선도를 잃어버리는 채소의 대량생산은 어렵다.

츄엔게에는 어림잡아 100ha가 넘는 채소 생산 단지를 형성하고 있으면서도 아직 유통 체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아마도 차량 진입로가 없어 오직 머리에 이고 나르는 행상 정도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이기에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KOICA 사업이 시행되면 츄엔게 들판으로 들어오는 길이 확포장 될 것이다.

이곳 츄엔게 농경지까지 도로가 확장되고 포장길이 난다면 이곳 환경은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여기만 한 벌판을 확보하고 있는 지역은 킨샤사 주위에서는 거의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츄엔게는 킨샤사 거주자의 반찬거리를 생산할 적지임에 틀림없다.

 이곳 농민들이 이 점을 인지하고 생산하는 채소의 품질을 향상시켜 점차 고급 채소 품종을 도입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츄엔게는 부촌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다(2011. 9. 28).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