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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아픈 과거는 있다. 그 과거가 얼마나 잊고 싶은지, 얼마나 슬프고 고통스러운가에 따라 사람들은 조금씩 혹은 엄청나게 자기 자신을 바꿔 나간다.

그것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말이다. 머스 또한 그렇다. 아픈 과거.

머스 오스틴. 머스에게는 아버지에 대한 좋은 기억이 없다. 그에게 있어 아버지란 혐오의 대상이자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사람이었다.

머스의 아버지인 파엘 오스틴은 항상 밤늦도록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오곤 했다.

집에 돌아와선 머스와 그의 동생 마르코 그리고 머스의 어머니를 때리고 욕을 하며 가장으로서 절대 보여줘선 안 될 온갖 추태를 다 보여줬었다.

머스는 항상 이러한 고통 속에서 나날을 보내왔던 것이다.

 

그의 어머니 헬린의 말에 따르면 파엘은 머스의 동생 마르코 오스틴이 2살이 되기 전까진 여느 남자 부럽지 않을 정도로 자상했었다고 한다.

그녀와 파엘이 만난 건 30살 때 초등학교 동창회에서였다.

그때 파엘이 십수 년이 흐른 후의 헬린의 성숙한 여성스러움에 한눈에 반해 버린 것이었다.

동창회에서 파엘은 헬린의 전화번호를 요구했고, 동창회가 끝나고도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했다. 헬린은 집이 가난하여 갓 20살이 되자마자 사회에 나가야 했다.

그녀는 꽤 젊은 시절부터 가장 노릇을 해왔다. 그런 그녀에게 연애는 먼 친척의 이야기였다.

그렇다. 헬린은 파엘을 괜찮은 남자라고 생각하면서도 그의 호의를 매번 거절해 왔다.

한 날, 파엘이 헬린에게 뉴욕 할렘가의 어느 스파게티 식당에서 같이 저녁을 하자고 전화로 제안을 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헬린은 거절을 했지만 애절히 요청하는 그의 부탁을 못 이기는 척 수락했다.

 스파게티를 먹으면서 그들 사이에 이런저런 얘기가 오갔다. 그 얘기들 중엔 서로의 고민이나 남에게 쉽게 말하지 못 할 과거에 대한 얘기까지도 포함됐었다.

물론 그런 얘기를 하기까지 비교적 도수가 높은 와인이라는 것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자리에서 헬린의 집안 사정과 왜 그녀가 연애를 꺼렸는지 알게 된 파엘은 잠시 고민한 뒤 금전적인 면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당시 파엘은 컴퓨터 프로그램 사업을 하고 있어 경제적으로 부유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에 대한 사랑이라면

돈 따윈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리라. 처음 파엘 오스틴이 도움을 주겠다고 하자, 헬린은 손사래를 쳤지만, 그의 노력은 끈질겼다.

결국, 도움을 받게 된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그녀는 그에게 마음을 열었고 결혼에도 골인을 했다.

신혼 생활도 즐거운 나날들이었고 무엇보다 그들의 사랑의 산물인 머스가 태어났을 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머스의 동생 마르코 오스틴이 태어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비극은 마르코가 2살 되던 해 즉 3살 위인 머스가 5살이 되던 해에 시작됐다.

 

승승장구하던 파엘의 사업이 점차 기울기 시작한 것이었다.

스마트폰이 기승을 부리면서 컴퓨터 프로그램은 별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파엘은 어떻게든 사업을 일으키려 했다.

우선 그러려면 사업 자금이 필요했다. 여기저기 투자처를 알아봤지만, 워크아웃 직전에 놓인 회사에 그 누구도 투자를 하지 않으려 했다.

절망에 빠진 파엘은 결국 도박이라는 것에 눈을 돌렸다. 그의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해선 안 될 짓이었지만,

그의 머릿속엔 다시 예전처럼 부유한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만이 가득했다. 그 뒤는 불 보듯 뻔했다. 도박으로 그나마 남은 재산도 탕진한 것이었다.

 

그때부터였다. 머스의 아버지 파엘이 집안의 독재자로 변하기 시작한 것이.

파엘의 부모님의 도움으로 작은집을 얻을 수 있었다. 그 작은 집에서 머스의 가족은 힘든 생활을 했었다.

머스의 아버지는 모든 걸 잃어버렸다는 괴로움을 잊기 위해 항상 술을 입에 달고 살았다. 거의 매일 그는 술에 취해있었으며,

제정신이 아닌 그는 헬린과 두 아들에게 가정폭력을 일삼아 왔다.

 

머스에겐 아니, 헬린과 마르코에게도 파엘은 제발 눈앞에서 사라졌으면 하는 존재였다.

19살의 머스는 가끔 어렸을 적의 고통을 떠올리곤 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아직도 그 고통이 지속되고 있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