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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사는 톰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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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영제가 위치한 곳은 강화대교 앞에 있는 김포 문수산 자락 아래, 오른쪽으로는 문수산성과 김포국제 조각공원이

나오고 왼쪽으로는 고막리 저수지와 애기봉이 위채해 있는 조용한 마을이다.

보영제에서이 일상은 성모님과의 대화로 시작한다.

아침 세소리를 들으며 일어나, 문을 열고 나오면 반갑게 맞이해주는 꽃들을 거쳐 사계절 내내 푸르고 앙증맞으면서도

위용을 자랑하는 소나무 아래에 우리 집 성모님을 만날 수 있다.

성모님은 혼자 있을 때는 친구요, 힘들 때는 나의 넋두리를 들어주시는 어머니다. 한밤중에라도 마당에 나서면 한결같이

편하게 맞이해주시는 성모님, 그분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과 평화가 언제나 나와 함께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보영제 (報寧齊)는 한자의 뜻 그대로, '건강한 몸으로 삶에 감사하고 은혜에 보답한다.'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다.

맨 처음 집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한 제일 큰 이유는 연로해 가시는 어머니께 집안 대소사를 더 이상 책임지게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다보니 진해에서 마음 놓고 자유롭게 생활하시던 분이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은 어려우실 것 같았다.

또한 나의 삶도 정리해야 하는 숙제가 있었고 아내 카타리나에게도 뜻 깊은 선물을 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 뜻에서 출발하였는데, 하느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후하게 채워주셨던 것이다.

 

종가집의 대소사라 하면 제일 큰 것이 제사가 아니겠는가?

명절 제사와 기제사가 몇 달에 한 번씩이지만, 없는 집 제사 돌아오듯 한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 집의 제사는 1년에 6번씩

있어 왔다. 사실 제사라는 것은 흩어져가는 집안 식구들을 한데 모이게 하고

가족들의 화목을 더욱 돈독하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제사를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와 뿌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새김질을 하고,

더 나아가서는 생명의 근원을 확인하며 집안의 전통과 정신을 배우게 된다.

제사때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부모님이 실제로 계시지는 않으나 계신것처럼 느끼는 것 또한 제사 지내는 사람의

마음가짐이요, 뭇 정성이다.

 

그런 면에서 신앙도 닮은 점이 있는 듯하다. 다만 신앙은 그런 정성의 차원이 아니라, 감각적으로는 감지할 수 없으나

실제로 계시는 분은 그대로 계신다고 믿는 것이 다르다. 즉, 제사가 계시지는 않지만 계시는 것처럼 느끼는 정성적 측면이라면,

미사는 감각적으로 감지되지는 않으나 계시는 분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신앙적 측면이 강하다는 차이를 지닌다.

 

그 모든 제사를 맏아들인 내가 당연히 모셔 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고향에 계신 노모가 맡아 지내셨다. 어머니가 고향에

계신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제사 때라도 가족들이 다 모여 어머니를 한 번 더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이유도 곁들여졌던 까닭이다.

또 다른 사정 하나는 우리 가족이 가톨릭 공동체라 제사를 안 모신다는 어머니의 오해 아닌 염려도 있었으리라.

막상 집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하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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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통, 궁하면 통한다고 열심히 집짓기를 공부하다 어느 날 인터넷에서 이러한 건축철학을 가진

무무건축의 강신천 사장을 찾게 되었다.

"건축의 아름다움이란 비워나가는 것이며, 비움을 통해 얻어지는 아름다움을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