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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부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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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

호주 이민 생활에 대한 글인 '시드니 부르스'라는 글을 주저리 주저리 쓴 지도 4년이 흘렀다.

한국에는 부담없이 써내려가던 것이, 여기 호주에선 가정사를 까발리고, 흉을 보고, 철딱서니 없이 막말을 하는 것에,

가족들은 별루 반가워 하지 않는 눈치다.

"저 똑똑한(?) 쉑히가 어쩌다 저렇게 됐나?"

 

시드니 부르스하면 한국이나 미국 등 다른 나라에 소개되어야 맞는 것 같은데, 집안 얘기를 자기 집에서 하는 것 같아

그동안 마음이 내키지 않았었다.

그런데 대문짝만하게 얼굴이 나오고, 진짠지 가짠지 아리송한 마이클의 구라들이, 호주 전역에 구제역처럼 퍼져가면서,

빼도 박도 못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다보니, 내 머리 반쪽은 시드니 독자를 생각하게 되고, 다른 반쪽은 한국을

생각하게 되었다.

한국 독자들은, "이 친구, 왜 요즘 글을 빨리 안올리나?" 하시겠지만, 나도 사연이 많은 불쌍한 넘이다.

축구 일도 해야하고, 청소 컨츄렉도 해야 하며, 바둑도 둬야하고, 노래방도 가끔 가서 물(?)이 좋은지 나쁜지도 점검해야 하며,

마사지도 가야 하는데...

요즘은 마누라가 한술 더 떠 슬그머니 꽃 배달까지 시키고 있다. 자기 혼자 할 것처럼 큰소리치다가, 컴퓨터로 리본글씨를 뽑아야하니

내 일이 돼버렸고, 광고도 그렇고, 커다란 화환을 배달해야 하니 그것도 나한테 앵겨 버렸다.

게다가 한국에는 솔직히 내가, 적당히 이 구라 저 구라로 둘러쳐도, 와서 확인할 수가 없으니 대충 넘어갔는데, 여기는 얘기가 틀리다.

 

당장 삼자대면 하자는 넘도 있을 수 있고, 내가 흉본 도우미 0들이 언제 들이닥쳐,"야, 이 쉽새야 이리 나와!"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이렇게 저렇게 다 까발리고 나니, 다들 옷을 입었는데 나만 발라벗고 있는 꼴이다.

 

하지만 인간은 처음에 벗기가 힘들지, 한번 벗고 나면 걸치는 것이 귀찮아진다.

그건 밤에 한두번 거시기(?)를 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이미 다 보아버렸기에 감추는 것이 의미가 없어서이다.

감추는 것은 들키지 않은 사람들이, 끝까지 지켜가야 하는 고달픈 숙제다.

나는 그런 지저분한 숙제를 안고 갈 생각이 없다. 그건 내 속에 있는 또 다른 나와의 자존심 싸움이다. 나를 속이는 나를 용서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쪽팔려서 쓸 것을 못 쓰거나 하지는 않는다. 단지, 이것저것 신경 쓰고 골라내다보면, 나나 나의 세계를 표현하지 못할 것 같기에

신경이 쓰일 뿐이다. 나의 세계는 곧 너의 세계이다. 나는 나의 세계에서 늘, 너의 세계를 표현하고 싶었다.

말할 수 없고 표현하지 못하는, 힘들어하는 답답한 누군가의 세계를...

 

요즘은 여기저기 전화도 와대고, 길거리에서 아는 척하는 사람이 무척 많아졌다. 어떤 사람은 지나다가 나를 빤히 쳐다보고 가기도 하는데,

그럴 땐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그걸 배우지 못했다.

젊은 아줌마도 있고 나이든 아줌마도 있는데, 아쉬운 건 불쌍하다고 용돈을 주고 가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것이다. 대단하다, 멋있다.

하시는 분도 있고, 왜 그러고 사나? 하시는 눈빛도 있고 각양각색이다.

_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