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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

무생가를 부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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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수도암 원인스님의 다섯번째 시집

 

 

-무생가를 부르리 -

우리는 대자연과 하나 되어야 합니다.

자연과 하나 되는 속에 뜻이 있으니
이것이 생멸 없는 도리입니다.

무생 무멸이여!
남이 없다면 나지 않음도 없나니
새소리 물소리가 무생가 아님이 없습니다.

무생 속에 무생가여!
둥근 달 맑은 바람이 무생을 노래하는데
푸른 산 흰 구름은 화답을 합니다.

이 밖에 특별한 무생이 없기에
오늘도 무생가를 불러 봅니다.


무생가를 부르는 나의 뜻은
내가 나를 찾아가기 위한 것

만일 무생 속에 자기를 발견 한다면
더 이상 무생가를 부르지 않겠지요.

아 ~ 내가 나를 찾아 오십년
아직도 나는 무생가를 부릅니다.


2015년 늦가을  

 

 

 

 

무생가를 부르리를 읽고

法山 김용태 (시인, 문학박사, 학평론가)

 

 

나는 일찍이 출가하여 이 시대의 큰스님이란 분을 두루 다 친견했다.

이름만 높고, 하심下心이 없는 분도 있고, 선지禪旨는 있어도 교리가 빈곤한 이도 있고,

학덕은 높아도 정혜가 전무全無한 이도 있고, 선정은 깊어도 보살행이 없는 이도 있고,

그야말로, 계정혜戒定慧 삼학을 두루 다 갖춘 스님은 몇 분밖에 보지 못했다.

 

그런데 우연한 인연으로, 높은 산 큰 바위 아래, 권승도 재승도 아닌 눈푸른 한 선승을 만나게 되었다.

이 분이 바로 김천 수도암의 선원장 원인스님이시다.

내가 본 스님 중에서 이 스님은 안광에 수행의 정기가 번쩍번쩍하고,

또 조용한 듯한 속에 지혜의 주머니가 들어 앉아 있는 것을 직감할 수가 있었다.

 

이에다 고요한 선정이 항상 따라 붙어 있는가 하면 하심의 보살행이 더욱 큰 감동을 일으키게 해 주었다.

거기다가 더 두드러진 점은 자연과 계합한 마음을 시로 표현해 내는 묘용의 멋이 있는가 하면

 금강경을 지식으로 헤아리는 것이 아니고 지혜와 직관으로 꿰뚫고 있어,

불교와 문학을 함께 공부한 나로서는 가히 법열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원인스님이 이번에 다섯 번째 시집을 출판함에, 그 제목을 무생가를 부르리라 하였다.

불교에 있어서 무생無生이란 무멸까지도 다 축약된 말인데, 이를 다른 말로 증오證悟라 하기도 하고

깨달음’, ‘열반’, ‘해탈등 경우에 따라서 여러 이름으로 쓰기도 한다.

이 무생의 경지에서 노래를 불렀다면 그건 분명 오도송悟道頌’(깨달음 노래)이요, 선시禪詩가 되는 것이다.

 

원인스님 스스로가 나는 깨달았다거나, ‘깨달음의 노래를 부른다거나 할 까닭이 없을 것이고,

그 제목은 센스가 뛰어난 출판사에서 붙인 이름일 것이다. 이에 또 무생가를 부르리부르리라는 말은

불확정 미래 추측형 어미를 써서 더욱 오묘한 맛이 나도록 하였으니

누군가 스님의 선적禪的 심경을 잘 헤아린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 노래는 입으로 부른 노래도 아니고, 일반적인 글이나 일상적 말로써 부른 노래가 아니고,

시와 선이 계합된 선시로 부른 것이다. 하기에 눈으로 보거나 귀로써 들을 수 있는 노래가 아니고,

오로지 저 허공처럼 텅 빈 마음으로써만이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놈이 무엇인고?’ 바로 무엇인고하는 그놈이 들을 것이다.

그놈이란 바로 당신들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그놈, 그 마음 그것인 줄 알지어다.

 

허허, 수도산이 흔들흔들하니 낙화가 하늘로 치솟고 있구나,

, , 원인, 원인스님 눈에서 꽃비가 내리도다.

 어서 군소릴 맺자. 그래도 모자라서 시 한 편을 붙인다.